지난 금요일 부터 탐진강변에서는 물축제를 한다고 떠들썩하다.
오늘 점심때 민혜랑 먹을 김밥을 사러 갔더니 하나로 마트에는 제법 손님들로 넘쳐난다.
민혜가 끓여준 바보죽을 엄마께 드리고 민혜랑 김밥을 먹으면서 김밥을 한조각 드시라고 권했더니, 그중 제일 큰 조각으로 집어 드신다.
반가운 마음에 한조각을 더 권했는데 절래절래 고개를 젓는다.
입원 할 때에는 얼굴이랑 손이 깨끗했었는데 오늘 보니 팔에 저승꽃이 가득하다.
어제 저녁에 죽을 드시면서 이 죽 먹고 꼭 살아야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는지....
어제 저녁 식사 후 그 쓰디쓴 흑룡산은 어렵사리 드셨는데 해독약인 원기소는 또 토해 내시길래 현미랑 오빠에게 약을 끊겠다고 하고서 아침에 바보환 이랑 유산균를 약대신 드리고 왔는데
9시가 조금 넘어서 또 약을 토하신다는 전화가 온다. 부랴부랴 내려가서 가루로 내어서 드렸던 약을 사등분하여 세알을 먹이는데 삼십여분이 걸린다. 그런데도 아침에 드리지 않았던 쓰디쓴 흑룡산은 언제 먹냐고 물어 오신다.
아침 밥이랑 흑룡산을 같이 드셨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눈물이 흐른다.
내 행동이 정 말처럼 엄마를 속이는 것인지......너무도 써서 목에 삼키지도 못하고 이,삼분씩 입안에 물고만 계시다가 목으로 넘기면서 진저리를 치시는데 그래도 드려야 하는지.....
다시 사무실로 들어 올려고 나서는 나를 말로는 어서 다녀오라고 하시는데 흐려진 눈망울은 그냥 곁에 남아 주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걱정스러움과 안타까움을 안고 문병을 오시는 이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면회객의 걱정스런 말이 엄마의 의지를 자꾸만 꺾는 것 같아서
점심 먹고 나오는 길에 간호사에게 면회사절이라고 붙여 달라는 부탁과 함께 퇴원하는 걸로 하고 병동을 바꿔 달라고 했다.
오늘은 내 결정이
엄마의 뜻과 같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가득하다.
내가 매몰찬 딸인지....내 결정이 현명한 것인지, 어리석은 것인지.....아니면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집은 아닌지.....
미안하고 죄스럽고 무능하고 보잘것 없는 내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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