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내 몸을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이 쌓인다.
일찍 쉬고 싶어 병원에서 9시가 넘자마자 집에 와서 야채스프 끓여 놓고 그냥 잤던것 같은데 5시가 넘어서야 겨우 일어나
밥하고 복어, 시래기, 표고버섯을 넣어서 엄마 된장국을 끓여 놓고선 또 잠이 들어 버렸다.
7시가 넘어서 현미에게서 전화가 온다. 혹시 못 일어 날까봐서 하는 모닝콜이다.
부랴부랴 챙겨서 병실에 들어서니 엄마가 기다리고 계신다. 어젯밤에는 복수가 줄어 들어 좀더 편하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밥을 안 먹었으면 하는데 그래도 먹어야 기력을 찾는다고 달래서 다 같이 침대 테이블에 앉아 아침 먹을 준비를 하는데
엄마가 밥그릇에 당신 밥을 두 숟가락을 담는걸 보고 현미가 자기 밥은 다 먹기로 하자고 한다.
어제부턴 김치도 드실려고 해서 물김치, 배추 김치도 잘게 잘라서 밥그릇에 담아 드리고 복어 된장국도 놓아 드리니
겨우겨우 숟가락질을 한다.
그래도 요즘엔 흑룡산 덕분에 입맛이 쓰지 않아서 좋으시다고 한다.
출근 준비를 하고 나서기전에 손을 잡아드리니 말로는 조심해서 갔다 오라면서도 손은 놓질 못하신다.
병실 문을 나서는데 엄마가 현미에게 뭐라 하시길래
현미를 불러서 물어보니 우리더러 욕 본다고 하셨단다.
우리를 위해서 평생을 바친 당신의 노고는 어디에 두고 우리보고 욕 본다고 하시면 우리는 어떡하라고......
어제부터 눈 자위에 약한 황달기가 보인다.
오늘 아침엔 따뜻한 물 수건으로 몸을 닦아 드리는데 불룩나온 배와는 너무도 대조적으로 마른 팔, 다리에 눈물이 난다.
어쩌면 저렇게 마를 수 있는지......
그저 손 놓고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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